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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 Part 7: 하이브리드 접근법, 양자 연산이 구현되는 여정
지난 6편의 여정을 통해 양자 컴퓨팅의 기초 개념부터 다양한 기술적 측면까지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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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자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 part 1: 양자 컴퓨터의 개념, 등장 배경, 분류 체계 등
- 양자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 part 2: 양자 컴퓨터가 적합한 문제들, 활약이 기대되는 분야, 양자 컴퓨터 생태계
- 양자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 part 3: 큐비트, 양자 중첩, 얽힘 및 측정, 고속 연산을 수행하는 방법
- 양자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 part 4 :양자 컴퓨터가 빠르다는 의미, 양자 회로, 양자 연산의 원리
- 양자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 Part 5: QPU
- 양자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 Part 6: 양자 컴퓨터의 성능지표, 도전 사항, 양자 오류 제어
- 양자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 Part 7: 하이브리드 접근법, 양자 연산이 구현되는 여정
이번 마지막 7편에서는 현재 양자 컴퓨팅이 직면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접근법과 양자 연산이 실제로 구현되는 전체 과정을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Q&A를 통해, 독자분들이 양자 컴퓨팅과 관련하여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현재의 양자 컴퓨팅 기술 한계를 극복하는 하이브리드 접근법
현재의 양자 컴퓨터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어, 독립적으로 모든 계산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의 오류율, 제한된 큐비트(qubit) 개수 등의 문제로 인해 완전한 독립 시스템으로 동작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팅’이라는 접근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팅은 양자 컴퓨터와 고전 컴퓨터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협업 모델입니다. 이는 단순히 두 시스템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각 시스템의 강점을 활용하여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고전 컴퓨터는 데이터 전처리, 제어 로직, 결과 분석과 같은 작업을 담당하고, 양자 컴퓨터는 양자 중첩과 얽힘 같은 양자역학적 특성을 활용해 특정 계산을 가속화합니다.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팅의 작동 메커니즘은 마치 육상에서 릴레이 경주와 같습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고전 컴퓨터와 양자 컴퓨터가 번갈아 가며 각자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먼저 고전 컴퓨터가 문제를 분석하고 양자 컴퓨터에 적합한 부분을 식별합니다. 이후 양자 컴퓨터가 특화된 계산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다시 고전 컴퓨터로 전송합니다. 고전 컴퓨터는 이 결과를 분석하고 추가 처리를 수행한 후, 다음 양자 계산을 위한 매개변수를 조정합니다. 이러한 피드백 루프는 최적의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계속 진행됩니다.
<그림 1. 하이브리드 접근법의 개념>
실제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팅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VQE(Variational Quantum Eigensolver) 알고리즘이 대표적입니다. 이 알고리즘은 분자의 가장 안정적인 상태(기저 상태)를 계산하는 데 사용됩니다. 양자 컴퓨터는 분자의 특정 구성에 대한 에너지를 계산하고, 고전 컴퓨터는 이 결과를 받아 최적화 알고리즘을 통해 더 나은 매개변수를 찾습니다. 이 과정은 마치 산을 오르는 등산가가 여러 경로를 시도하면서 정상에 도달하는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찾는 것과 유사합니다.
QAOA(Quantum Approximate Optimization Algorithm)은 또 다른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접근법의 예입니다. 이 알고리즘은 조합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되며, 양자 컴퓨터가 가능한 해결책의 확률 분포를 생성하고 고전 컴퓨터가 이를 최적화합니다. 이는 물류, 금융, 제약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복잡한 최적화 문제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현재 많은 연구 기관과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양자-고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을 포함하여 IBM, Microsoft 등의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통해 양자 컴퓨팅 리소스에 접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구자들은 이를 통해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팅은 현재의 제한된 NISQ(Noisy Intermediate-Scale Quantum) 하드웨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며, 양자 컴퓨팅의 실용적 가치를 현실화하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양자 컴퓨팅이 완전히 성숙해질 때까지의 과도기적 접근법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중요한 컴퓨팅 패러다임입니다. 현재 양자 연구를 진행중인 대부분의 기업 및 기관에서도 이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단,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팅이 유망한 접근법이지만, 2025년 현재에도 상당한 기술적 제약이 존재합니다. NISQ 하드웨어는 여전히 높은 오류율과 짧은 코히어런스 시간으로 인해 복잡한 알고리즘 실행에 한계를 보이며, 환경 노이즈에 극도로 민감합니다. VQE나 QAOA 같은 하이브리드 알고리즘들이 이론적으로는 유망하나, 실제로 고전 컴퓨터를 확실히 능가하는 실용적 사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실험적 단계의 유망한 기술”로 평가하며, 진정한 양자 우위 달성을 위해서는 여전히 대규모 오류 수정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양자 연산이 구현되는 여정
7편으로 구성된 이 블로그 시리즈에서 양자 컴퓨팅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소개하였습니다. 지금부터는 단편적으로 전달된 내용들을 총정리하여, 양자 연산이 수행되는 일련의 여정에 대해 초전도체 방식을 기준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여정은 QPU(Quantum Processing Unit) 방식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큰 관점에서는 대동소이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계산 문제 정의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사용자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큰 숫자를 소인수분해 하거나,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특정 항목을 찾거나, 복잡한 분자 구조를 시뮬레이션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반 컴퓨터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이런 문제들이 양자 컴퓨터가 잘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사용자는 이 단계에서 “내 문제가 양자 컴퓨터로 풀 수 있는 종류의 문제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모든 문제가 양자 컴퓨터에 적합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양자 컴퓨터는 특히 병렬 처리가 가능한 문제, 확률적 접근이 유용한 문제, 또는 양자 역학적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하는 문제에서 강점을 보입니다. 이 단계에서 기업 독자적으로 판단이 어려울 때는, 외부의 전문가 조직, 예를 들어, AWS의 양자 전문 실행 조직인 ASL(Advanced Solutions Lab)과 같은 외부 전문 집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양자 알고리즘 설계와 코딩입니다. 문제를 정의한 후, 사용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자 알고리즘을 구상합니다. 쇼어(Shor)의 알고리즘이나 그로버(Grover) 알고리즘과 같이 이미 잘 알려진 양자 알고리즘을 사용하거나,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파이썬(Python)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딩됩니다. 양자 프로그래밍은 일반 프로그래밍과 다른 개념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qc.h(0)’는 0번 큐비트에 Hadamard 게이트를 적용하라는 명령으로, 이 게이트는 큐비트를 중첩 상태로 만듭니다. ‘qc.cx(0,1)’은 CNOT 게이트를 적용하라는 명령으로, 이 게이트는 두 큐비트 사이에 얽힘을 생성합니다. 양자 프로그래밍에서는 이런 특별한 양자 게이트들을 사용하여 큐비트의 상태를 조작합니다. 이것은 마치 요리 레시피처럼 “이 큐비트에 이 게이트를 적용하고, 저 큐비트에 저 게이트를 적용한 다음, 이 두 큐비트를 얽히게 하라”는 식의 지시 사항을 작성하는 것과 같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양자 회로 변환(트랜스파일링)입니다. 사용자가 작성한 코드는 이상적인 양자 게이트와 큐비트를 가정하고 있지만, 실제 QPU는 제한된 종류의 특정 게이트만 지원하고, 모든 큐비트 사이에 직접 상호작용이 가능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양자 컴퓨터는 벤더, 그리고 제품마다 지원되는 게이트가 서로 다릅니다. 트랜스파일러(Transpiler)는 사용자의 코드를 실제 하드웨어에서 실행 가능한 형태로 변환합니다. 이 과정은 마치 고급 언어로 작성된 프로그램을 기계어로 컴파일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하드웨어가 직접 지원하지 않는 게이트를 여러 개의 기본 게이트로 분해하거나, 직접 연결되지 않은 큐비트 사이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SWAP 게이트를 추가하는 등의 변환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이 단계에서는 회로의 깊이(실행 시간)를 최소화하고, 오류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최적화도 함께 수행됩니다.
네 번째 단계는 양자 회로의 서버 전송입니다. 트랜스파일된 양자 회로는 인터넷을 통해 양자 컴퓨터 회사의 서버로 전송됩니다. 현재 대부분의 양자 컴퓨터는 특수한 환경(극저온, 자기장 차폐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는 원격으로 접근합니다. 사용자는 실행할 양자 회로와 함께 몇 가지 파라미터를 함께 보냅니다. 예를 들어, 어떤 QPU를 사용할지, 회로를 몇 번 반복 실행할지(샷의 수) 등을 지정합니다. 샷(shot) 수는 중요한 파라미터인데, 양자 측정은 확률적이기 때문에 여러 번 실행하여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야 합니다. 이것은 마치 동전을 한 번 던져서 앞면이 나왔다고 해서 동전이 항상 앞면만 나온다고 결론짓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다섯 번째 단계는 회로의 전기 펄스 변환입니다. 서버에 도착한 양자 회로는 실제 하드웨어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다시 변환되어야 합니다. 양자 컴퓨터는 직접적으로 “Hadamard 게이트를 적용하라”와 같은 명령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신 특정 주파수와 진폭을 가진 전기 펄스에 반응합니다. 회로 펄스 컴파일러(CPC)는 각 양자 게이트에 해당하는 디지털 형태의 전기 펄스 설명(펄스 형태, 주파수, 진폭, 지속시간, 위상 등)을 생성합니다.
여섯 번째 단계에서 컴파일된 전기 펄스 설명은 양자 컴퓨터 제어 시스템으로 전송됩니다. 이 제어 시스템은 양자 알고리즘의 실행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QPU와 직접 통신하며 펄스 시퀀스를 정확한 타이밍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일곱 번째 단계는 전자 장치와의 통신입니다. 양자 컴퓨터 제어 시스템이 QPU를 제어하는 전자 장치와 통신합니다. 이 장치들은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마이크로파 펄스로 변환하고, 양자 프로세서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종류의 전자 장치가 포함됩니다. 임의 파형 생성기(AWG)는 디지털 펄스 설명을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합니다. 마이크로파 믹서는 기본 주파수를 큐비트의 공진 주파수로 변환합니다. 증폭기는 신호 강도를 조절하고, 필터는 노이즈를 제거합니다. 이 장치들은 특수 펌웨어를 통해 제어되며, 양자 상태의 정밀한 조작을 위해 고도로 보정됩니다. 이것은 마치 전자 악기의 사운드 시스템과 유사합니다. 디지털 신호가 스피커를 통해 실제 소리로 변환되는 것처럼, 디지털 명령이 전자 장치를 통해 실제 마이크로파 펄스로 변환됩니다. 이는 제어 신호가 상온 환경에서 디지털 형태로 생성된 후, 극저온 환경의 양자 칩으로 전달되기 전에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덟 번째 단계는 QPU에서의 펄스 시퀀스 실행입니다. 전자 장치들이 생성한 마이크로파 펄스는 양자 칩으로 전달되어 큐비트의 상태를 조작합니다. 양자 칩은 일반적으로 극저온(약 -273°C에 가까운 온도)에서 작동하며, 이는 열적 노이즈를 최소화하고 양자 상태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초전도 큐비트 시스템에서는 마이크로파 펄스가 큐비트의 에너지 준위를 변화시켜 상태를 조작합니다. 단일 큐비트 게이트는 한 큐비트의 상태만 변경하고, 두 큐비트 게이트는 두 큐비트 사이에 상호작용을 일으켜 얽힘을 생성합니다. 이 과정은 마치 무대 위에서 실제 공연이 이루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준비와 리허설을 거친 후, 마침내 실제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양자 알고리즘의 핵심 계산이 이 단계에서 이루어집니다.
아홉 번째 단계는 측정 장치를 통한 결과 읽기입니다. 양자 알고리즘이 실행된 후, 측정 장치가 큐비트의 상태를 “읽습니다”. 양자 역학의 원리에 따르면, 측정 행위 자체가 양자 상태를 변화시킵니다. 중첩 상태에 있던 큐비트는 측정 시 확률적으로 |0⟩ 또는 |1⟩ 상태로 “붕괴”됩니다. 이것은 마치 주사위를 던지는 것과 유사합니다. 던지기 전에는 모든 면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일단 던져서 결과를 보면 하나의 특정 면만 나타납니다. 양자 알고리즘은 이러한 확률적 특성을 활용하여 계산을 수행하며, 원하는 결과가 높은 확률로 측정되도록 설계됩니다. 측정은 여러 번(샷) 반복되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습니다. 벨 상태(Bell state)라고 불리는 특별한 얽힘 상태를 적용하고 측정하였다면, 예를 들어, |00⟩이 약 49.3%, |11⟩이 약 49.8%, |01⟩과 |10⟩이 각각 약 0.5%와 0.4%의 확률로 측정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열 번째 단계는 결과 분석 및 해석입니다. 측정된 결과는 서버를 통해 사용자에게 전송됩니다. 사용자의 컴퓨터에서 실행 중인 파이썬 코드가 이 결과를 받아 분석하고 해석합니다. 양자 알고리즘에 따라 결과 해석 방법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쇼어의 알고리즘에서는 측정 결과에서 주기를 찾아 인수를 계산합니다. 그로버의 알고리즘에서는 가장 높은 확률로 측정된 상태가 검색된 항목을 나타냅니다. VQE(Variational Quantum Eigensolver) 알고리즘에서는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분자의 에너지를 계산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또한 오류 완화 기법을 적용하여 하드웨어 오류의 영향을 줄이고, 결과의 신뢰성을 높입니다. 결과는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될 수 있으며, 히스토그램, 블로흐 구면(Bloch sphere), 밀도 행렬 등의 형태로 표현됩니다. 최종적으로, 이 결과는 원래 문제의 맥락에서 해석되어 의미 있는 해답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10단계 과정을 통해 양자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문제 정의에서 시작하여 양자 하드웨어에서 실행되고, 최종적으로 결과를 분석하여 문제의 해답을 도출합니다.
양자 컴퓨팅과 관련된 Q&A
지금까지 7회 걸쳐 양자 컴퓨팅 기술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탐색하였습니다. 블로그 시리즈를 마치기 전에, 몇 가지 중요한 내용에 대해 정리 차원에서 Q&A를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양자 컴퓨터는 모든 문제를 고전 컴퓨터보다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는가?
양자 컴퓨터는 모든 문제를 고전 컴퓨터보다 빠르게 해결할 수 없습니다. 양자 컴퓨터가 가진 속도 우위는 특정 유형의 문제에 국한됩니다. 모든 문제에서 양자 우위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첫 번째 블로그에서 언급하였습니다. 양자 컴퓨터는 특정 구조를 가진 문제, 즉 선형대수, 행렬 연산, 수학적 구조의 패턴 찾기 등에 적합합니다. 반면 일상적인 컴퓨팅 작업이나 빅데이터 문제에서는 고전 컴퓨터가 더 효율적입니다. 또한 작은 규모의 문제에서는 고전 컴퓨터가 더 빠르며, 문제 크기가 커질수록 양자 컴퓨터의 이점이 나타납니다. 양자 알고리즘의 각 단계는 고전 컴퓨터보다 느리지만, 전체 계산 횟수가 극적으로 감소해지기 때문에 특정 문제에서 속도 우위를 가집니다.
결론적으로, 양자 컴퓨터는 모든 문제가 아닌 특정 구조를 가진 문제에서만 고전 컴퓨터보다 빠르며, 두 컴퓨팅 패러다임은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습니다.
향후에 양자 컴퓨터가 고전 컴퓨터를 모두 대체하게 될 것인가?
따라서 양자 컴퓨터는 고전 컴퓨터를 완전히 대체하지 않을 것입니다. 양자 컴퓨터와 고전 컴퓨터는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어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공존하게 될 것입니다. 즉, 슈퍼카인 페라리가 오토바이보다 빠른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자장면 배달에 페라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고속도로에서는 페라리의 효용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좁은 골목길에서는 오토바이가 훨씬 효과적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또한 가성비를 고려한다면, 음식 배달을 위해 굳이 슈퍼카를 사용할 이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양자 컴퓨터는 고전 컴퓨터를 대체하기보다는 현재의 GPU와 같이, 고전 컴퓨터가 해결하기 어려운 일부 특정 문제에 대한 해결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견됩니다.
현재의 양자 컴퓨터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는지?
현재 양자 컴퓨터의 실용적 응용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양자 컴퓨터는 아직 오류 수정과 확장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으며, 많은 응용 프로그램이 증명 개념 단계(PoC)에 머물러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실험적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하이브리드(양자-고전 결합) 시스템을 통해 점진적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5년은 양자 컴퓨팅이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기업 환경으로 진입하는 전환점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향후 몇 년 내에 더 많은 실용적 응용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류 문제를 해결한 양자 컴퓨터는 언제쯤 상용화가 될 것인가?
양자 컴퓨터 상용화에 관해서는 업계 전문가와 하드웨어 제조업체들 사이에 다양한 견해가 존재합니다. 일부는 기술적 진보 속도를 근거로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현존하는 기술적 장벽과 확장성 문제를 고려하여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언제가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양자 하드웨어를 직접 제조하는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투자자와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양자 컴퓨터에 막대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상용화 시점을 앞당겨 말함으로써 투자비 회수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접근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 구현을 위해서는 수천에서 수백만 개의 큐비트가 필요하며, 현재 기술로는 큐비트의 오류를 완전히 제어하기 어렵다는 근본적 과제가 존재합니다. AWS와 같은 기업들은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단순히 큐비트 수를 늘리는 것보다 ‘결함 허용 양자 컴퓨터(fault-tolerant quantum computer)’를 중장기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류를 효율적으로 감지하고 정정할 수 있는 구조적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큐비트의 양적 확장과 오류율 감소라는 두 가지 핵심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복잡성을 고려할 때, 양자 컴퓨팅의 실용화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신중론 또한 존재합니다.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 수 증가 속도를 고전 컴퓨터의 무어의 법칙과 비교해 예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주요 제조사들은 매년 큐비트 수, 안정성, 제어력 등 하드웨어의 발전을 무어의 법칙과 유사하게 성장시킨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무어의 법칙을 적용하면 트랜지스터 수가 약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나듯이, 큐비트도 같은 패턴을 따른다면 천 개에서 백만 개까지 약 20년, 즉 2044년쯤에 백만 큐비트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IBM, Pasqal, QuEra 등 주요 양자 하드웨어 기업들은 매년 두 배가 아니라 7~9개월마다 큐비트 수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더욱 공격적인 목표를 내세우고 있어, 이론상 매년 두 배 증가한다면 10년 이내에 백만 큐비트 달성도 계산상 가능합니다. 하지만 큐비트 수가 이렇게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계산은 어디까지나 이론적 추정일 뿐, 실제로는 오류율, 양자 간섭, 소재의 물리적 한계, 사회적 투자 규모 등 여러 기술적 그리고 현실적 난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성장 곡선이 현실화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 그림 2. 무어의 법칙을 적용했을 때,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 시점>
양자 컴퓨팅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식이 필요한가?
양자 컴퓨팅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여러 학문 분야의 기초 지식이 필요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분야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선형대수학은 양자 컴퓨팅의 기본 언어입니다. 이미 세 번째 블로그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양자 상태는 벡터로 연산은 행렬로 표현되므로 벡터 공간, 행렬 연산, 고윳값과 고유벡터 등의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선형대수학은 양자 컴퓨팅에서 모든 측면을 표현하는 핵심 수학적 도구입니다. 또한 큐비트는 파동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복소수(complex number)에 대한 이해도 필수입니다.
둘째, 양자역학의 기초 지식이 필수적입니다. 큐비트(qubit), 중첩(superposition), 얽힘(entanglement) 등 양자 컴퓨팅의 핵심 개념은 모두 양자역학에 기반합니다. 디랙(Dirac) 표기법과 같은 양자역학의 수학적 표현법도 알아야 합니다.
셋째, 확률 및 통계 지식이 필요합니다. 양자역학은 본질적으로 확률적이며, 양자 시스템의 행동을 예측하고 출력 가능성을 계산하는 데 확률 이론이 사용됩니다.
넷째, 컴퓨터 과학의 기본 지식, 특히 알고리즘과 데이터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쇼어의 알고리즘이나 그로버의 알고리즘과 같은 양자 알고리즘을 이해하려면 기존 알고리즘과의 차이점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섯째, 기초 전자공학 지식이 도움이 됩니다. 큐비트를 조작하는 양자 회로는 모두 디지털 게이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섯째, 고체물리학 지식은 양자 컴퓨터의 물리적 구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초전도체나 반도체의 특성을 이해하면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의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데 유리합니다.
따라서 양자 컴퓨팅은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개인 관점에서나 기업 관점에서 기술적 장벽이 매우 높은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지금까지 7편에 걸쳐 양자 컴퓨팅의 세계를 함께 탐험했습니다. 우리는 양자 중첩과 얽힘이라는 신기한 개념부터 시작하여, 큐비트의 작동 원리, 양자 게이트, 다양한 양자 알고리즘, 그리고 현재의 기술적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접근법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양자 컴퓨팅은 아직 발전 단계에 있지만, 그 잠재력은 무한합니다. 특정 문제에서 고전 컴퓨터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주며, 앞으로 암호학, 신약 개발, 재료 과학, 최적화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입니다.
이 시리즈가 양자 컴퓨팅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양자 컴퓨터는 특수한 영역에 최적화된 도구로, 고전 컴퓨터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비록 현재는 여러 기술적 한계에 직면해 있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혁신을 통해 이러한 장벽을 극복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